본문 바로가기

private

9월 4일 고후, 나고야, 쿄토

----1개월이 넘게 지나서, 포스팅을 하지 않으려했는데, 임시 저장된 포스트가 있어 올립니다.

쿄토로 출발했습니다.
9월 3일 일요일 오후에 출발했는데, 앞서 말씀드린 카사이 르미에르 호텔을 체크 아웃하고 오전 10시 50분쯤 가이엔마에의 와타리엄 미술관에 도착했습니다.

10월 9일까지 백남준 회고전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오전 11시, 오픈 시간이 되자마자 들어갔습니다.
볼 일을 본 후, 요요기하치만의 하시야로 점심을 먹으러 갔습니다.
이제 언제 다시 오게 될지 모르는 하시야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서였죠.
일본에 사는 동안 가장 맛있게, 자주 먹었던 타라코스파게티를 먹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길 건너편에 커피 전문점이 생겼더군요.

역시 몇 번인가 갔었던 Giorno Coffee에 가서 커피를 마시고, 요요기우에하라 역근처에 있는 행복서점에 가서 '나고야'와 '쿄토' 가이드북을 구입했습니다. '고베' 편은 전 날 카사이의 서점에서 이미 구입했었구요.

고속도로로 가기 전에 주유를 하고 세차를 하려고 하타가야에 들러 ENEOS에 차를 맡겼습니다.
근처 커피숍(또 커피)를 마시려고 했는데, 그 흔한 스타벅스도 도토루도 없는 것이었습니다.
너무 황당해서 온 골목을 돌아다니다가 'POEM'이라는 커피하우스에 도착했습니다.
꽤 오래된 곳이었는데, 전형적인 쇼와 분위기의 커피숍이었습니다. 너무 더워서 아이스브랜드커피를 마셨는데,  굉장히 맛있었습니다. 커피 애호가분들에게 강추. 하타카야 역 맥도널드 길건너편 골목에 있습니다.


아이스커피를 마시고(마시면서 몇 번 놀라워하다가) 차를 찾아, 고속도로로 진입했습니다.
이 때 시각이 오후 3시 38분.
밤을 새워 운전을 할 계획이어서 중간 중간 SA(서비스 에리어) PA(파크 에리어)에 쉬면서 가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중간에 온천에 들를 계획이었죠.

야마나시현의 고후라는 곳을 찾았습니다.
온천으로 유명한 곳이어서 언젠가 기회가 되면 찾아가려고 했던 곳이어서 경유지로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목표로 했던 아카리야 온천을 찾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고후를 이리저리 헤맨 후에 겨우 도착했습니다. 올해로 2주년밖에 안된 곳이어서 시설이 아주 깨끗하고 좋았습니다.
(온천 사진은 없네요)
온천을 체크아웃한 시각이 저녁 7시 20분.

밤 10시 50분 경에 나고야 시내에 들어왔습니다.
유명한 타이거 카페에 가서, 역시 브랜드 커피를 마셨습니다.
타이거 카페와 나고야의 명물 나고야 TV타워입니다.


늦은 밤 풍경만을 봤을 뿐이지만, 나고야는 무척 현대적인 도시로 보였습니다.
고층 건물이 즐비한 시오도메풍의 거리여서 조금 놀랐습니다. 나고야 성 입구를 들렀다가 다시 고속도로로 진입 쿄토로 향했습니다.

9월 4일 월요일 오전 6시에 도착한 쿄토의 첫인상은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나고야와는 달리 낮은 층의 건물들, 고풍스럽다기보다는 그저 낡았을 뿐인 건물과 거리들은 말 그대로 시골 쇄락한 도시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또 하나, 교통 질서가 매우 문란했습니다.
신호 하나를 잠깐 잘못 보거나 약간의 경미한 위반에도 온갖 따가운 눈총을 견뎌야하는 토쿄와는 달리, 빨간 신호등인데도 무시하고 운행하는 차들이 많아서 놀랐습니다. 시내 제한 속도가 50 KM 였는데, 그 속도를 지키는 차는 한 대도 없었고, 신호 마다 멈춰 대기하는 저를 오히려 이상하게 쳐다보는, 자동차/오토바이들이 몇 대나 있더군요.
심지어 여자 둘이 탄 오토바이는 계속 신호를 무시하면서 달렸는데, 신호를 지키는 제 차 옆에 와서 저를 한 참이나 쳐다보더군요. 무슨 이런 동네가 다 있나 싶은게 제 첫 느낌이었습니다.
주요 명승지들이 아직 오픈을 하지 않은 이른 시간이었는데, 문도 안 연 금각사를 비롯한 각종 절(정확히는 절의 입구)을 드라이브 순례했습니다.

체크인이 오후 3시부터인 호텔에 7시에 도착해서 호텔 주차장에 차를 넣었습니다.
굉장히 피로하고 졸렸는데, 문을 연 가게가 하나도 없더군요.
쿄토에는 가리스마선과 도자이선, 2개의 지하철이 운행하고 있는데, 제가 묵은 호텔이 가리스마선과 도자이선의 환승역이 가리스마역과 아주 가까워서 편리했습니다.

호텔에서 쿄토 시청 역쪽으로 걸어가서 시청 바로 맞은 편에 위차한 할리스 커피숍이 7시 30분에 오픈하자마자 들어갔습니다.
쿄토 시청과 할리스 커피의 금연석과 흡연석을 알리는 간판의 그림


반쯤 졸면서 마신 할리스 커피입니다.

월요일 아침 통근시간이 되면서 부터 쿄토에 대한 저의 인상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창 밖으로 학교와 직장으로 이동하는 사람들이 보였는데,
너무나 예쁜 여자들이 많았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통근하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날씬하면서 건강해 보이고, 말 그대로 아름다운 사람들, 예쁜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조깅을 하는 사람들, 테니스 라켓을 들고 가는 사람들. 군살 하나 없는 건강한 사람들을 정말 많이 봤습니다.

그리고 문득 도시가 아주 깨끗하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청소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청소부가 아닌) 정말 쓰레기, 담배 꽁초 하나 없더군요.
아침이어서 그런게 아니라, 저녁에도 그랬습니다.
그러나, 또 이상한 것은 지하철 구내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들(흡연 구역이 아닌 지하철 구내, 플랫폼에서 담배피우는 사람은 토쿄에서는 단 한 번도 본적이 없는데, 이곳에는 숱하게 많더군요)이 많았다는 것이죠.

역시 너무나 이른 시각. 조금은 더 붐비지 않을까 싶어 쿄토역으로 갔습니다.
쿄토에서는 1일 프리패스(1,200엔)을 구입하면 지하철과 시영버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JR선과 JR 버스는 안됨). 버스만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은 조금 더 싼 것으로 알고 있으며 2일 프리패스틑 2천엔입니다.

쿄토까지 와서, 결국 간 곳이 스타벅스.
스타벅스를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일단 값이 싸고,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영업하는 곳이 많다는 점에서 자주 이용하게 됩니다. (이 곳에서도 묘한 여대생 그룹을 보게 됩니다.)
그 곳에서 샌드위치와 또 한 잔의 커피로 아침식사를 하면서 시간을 때우다가 금각사로 갔습니다.

아이포드로 록음악을 들으면서 경내를 둘러보는 기분이 묘했습니다.
금각사 경내에서 시원한 맛차 세트를 마신 곳. (사람들-외국인 포함..이 모두 힐끔 힐끔 쳐다보기만 할 뿐, 다실에서 차를 앉아 먹는 사람은 저 하나 뿐이었습니다...백인 커플, 백인 가족 여행객들이 저를 사진찍고 가더군요.)
금각사를 나와 이조성으로 갔다가, 다시 쿄토역으로 돌아온 후 은각사로 향했습니다.
이후 여정은 다음 포스팅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