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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를 계약하기까지

내일(월) 자동차를 계약한다.

거의 한 달을 어떤 차를 사느냐에서 시작해서 과연 차를 살 필요가 있긴 한지 까지 많이 망설였다. 최종적으로 결정한 차는 처음에 자동차 구입과 관련된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그 차가 되었다.

전철이 발달한 토쿄에서 차를 갖는 것이 낭비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토쿄이기 때문에 차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일본 여행을 한 분들에게 토쿄와 쿄토중 어느 곳이 더 좋으냐고 질문하면, 쿄토쪽이 압도적이다. 문화적 유산 때문일까? 문화 유산은 토쿄 역시 쿄토 못지 않다.
내 생각에 토쿄의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철이나 지하철로 이동을 하기 때문에 역 중심으로 동선이 제한되는데 반하여, 쿄토는 주로 버스등으로 거리 풍경을 보면서 이동한다는 차이가 굉장히 크다고 생각한다. 당장 토쿄도 렌트를 해서 자동차로 이동을 하면 지하철/전철로 갇혀 보던 토쿄와는 완전히 다른 도시로 보이게 된다.

좋은 호텔, 좋은 카페, 명소, 모두 전철이나 기차만으로 가기는 어렵거나 거의 불가능하다.
멋진 풍광에 놀랍도록 저렴하고 친절한 곳들에 대한 소개가 TV나 잡지에 빠지지 않고 나오는데, 거의 자동차로만 갈 수 있는 곳이고, 손님들도 거의 내국인들이다.
놀러 다니기 위해 차를 사는 것은 아니지만, 체험의 차이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차를 사야겠다는 생각이 확실해질 무렵, 최초의 자동차에서 오픈탑 스포츠카로 마음이 기울었다.
귀엽고 세련된 디자인과 성능에 마음이 쏠렸었다.
대리점에 가서 시승도 했었는데, 좋은 차이고 매력있는 차임에는 분명하지만, 실용성이 너무 떨어진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좀더 충실한 일상생활, 지루한 삶의 리듬을 변화할 필요에서 차에 대한 관심이 시작되었지만, 역시 실용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번 여름 후지록 페스티발에 차를 몰고 가고 싶은데, 마음이 기울었던 2인승 스포츠카는 텐트를 포함한 여러가지 장비를 실을 공간이 너무 적어 보였다. (올 여름의 록 페스티발들이 차 구입에 상당한 변수가 됐다)

그래서 가격도 저렴하고 종류도 다양한 경차를 둘러보았는데, 경차 왕국답게 일본에는 무수한 경차가 있었다. 그러나 인터넷이나 카달로그, 전시장에서 보면 귀엽고 좋아보였지만, 막상 길에서 보면 좀 아니다 싶은 것이다.

혼자 타기에도 적당하고, 친구나 가족이 오면 함께 타고 다닐 수 있는 차.
수납공간이 충분해서 실용성도 좋은 차. 결국 최초의 그 차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BMW 120i.
사실, 다른 차가 잘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고, 막판까지 경쟁 차종(?)이었던 오픈탑 스포츠카는 결국 가격대 성능비에서 밀렸다.(반대로 생각할 사람들도 물론 있겠지만)

BMW 시리즈 중에서 가장 저렴한 라인업이자만, 사실 3시리즈나 5시리즈는 보다 훨씬 더 끌렸다. 3시리즈의 경우 가격 차이가 크게 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3시리즈도 훓어보았는데,  별로다 싶었다.

결국 객관적인 평가가 어떻건 간에 개인적인 끌림이 가장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다.
5명까지 탈 수 있고, 해치백 타입이어서 텐트를 비롯한 짐도 충분히 실을 수 있다.
사실, 차종을 고르는 것보다 색깔을 고르는게 더욱 어려웠다.

1시리즈는 13종의 색상이 있는데, 일본에서 잘 팔릴 색상 위주로 들어오기 때문에 결국 대 여섯 종류의 색상이 주를 이룬다고 한다.
딜러는 메탈릭 블랙 사파이어와 화이트(알핀 화이트III)를 추천했다. 매장에 전시되어 있는 BMW들이 모두 화이트였고 인기가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흰색은 왠지 부담이 됐다.
메탈릭 블랙 사파이어도 사이트나 카달로그에는 괜찮았지만, 실제로 보니 좀 너무 어두워 보였다.
시드니 블루와 쿼츠 블루(시승한 160색상)를 우선 지정하였는데, 현재 일본 전국에 있는 매장 중에 각각 1대씩 재고가 있다고 해서 시드니 블루로 정했다. (이 것을 놓치면 2-3개월 기다려야 함)
사진은 시드니블루색상의 120i

이번 달 안에 납차가 되니까, 4월 말부터의 연휴에는 120i와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진은 모두 BMW Japan 공식 사이트에서 가져 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