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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긁고 또 긁고

그 동안 무리 없이 잘 탔는데...

월요일에 외부 미팅이 있어서 차를 몰고 출근했다가, 오후에 외부로 나갔다.
처음 가는 장소였지만, 어렵지 않은 코스라고 생각했는데, 네비게이션과의 타이밍 미스로 이상한 길로 접어 들고 말았다. 결국 비보호 우측 유턴을 해야했는데, 바로 왼쪽에 꽤 큰 트럭이 있었다.
유턴을 하려면 앞 쪽으로 나가있어야 했는데, 트럭 때문에 끼어들기가 애매했다.
그런데, 뒤쪽의 차들이 계속 경적을 울려대는 바람에, 좁은 공간으로 차를 들이밀었다.
왼편 사이드 미러가 트럭 모서리에 닿아 툭 넘어갔지만, 별 문제는 없었는데, 거기에 놀라 너무 오른 편으로 붙은 것이 실수였다.
유턴할 타이밍을 잡기 위해서 반대편 차로의 차량 운행을 살펴보고 있는데, 어느 새 뒤에 붙은 차량들이 또 다시 경적을...
그래서 급하게 유턴을 하다가, 도로 중간의 돌(심리적인 측면에서는 바위라고 해야할 듯)에 긁고 말았다. 짜증도 나고, 깨끗한 차에 상처가 나서 기분이 엉망이었는데, 차체가 우그러지거나 그런 것은 아니고 도장이 벗겨진 정도여서...마음의 평온을 찾기가 어렵지만은 않았었다.

그리고, 어제.
어제 화요일은 회사에서 부터 짜증나는 일이 속출했다. 차를 가지고 나가는 것이 별로 내키지 않았지만, 월요일의 흔적을 화요일 아침 출근전에 살펴보다가, 전철역까지 가기 귀찮아서 차를 몰고 나온 것이었다.
일본에 와서 생긴 증상이 있는데, 스트레스를 받거나 짜증이 많이 나면, 머리가 깨어질듯 아프다.
한국에서는 그런 적이 없었는데, 작년부터 가끔 심한 두통을 경험한다. 어제는 무척이나 화가 나고 짜증과 스트레스가 극한에 달한 날이었기 때문에, 두통 또한 심했다.
결국 한 시간 먼저 퇴근을 했다.
집과 회사를 오가는 길을 여러 번 왕복했기 때문에, 다른 날 보다 훨씬 빠르게 집에 도착할 수 있었는데, 지난 일요일에 주문한 콘택트 렌즈를 생각이 났다. 화요일 오후에 받기로 했고, 늦게까지는 영업을 안하므로, 한 시간 일찍 퇴근을 했기 때문에, 시모키타자와 역 근처로 향했다.
동네기 때문에 매우 가까운 거리여서 별 부담도 안느꼈고, 예전에 주차한 적이 있는 유료 주차장에 차를 주차했다. 그리고 렌즈를 찾고, 서점에 들러 책을 두 권 사고, 머리가 계속 아팠고 회사에서 일어난 일 생각이 났지만, 기분도 가라앉힐겸 타이 요리집에 가서 저녁으로 똠양꿍을 먹었다.
그리고 주차장으로 돌아왔는데.
예전에는 주차장 안쪽으로 주차를 했었는데, 이번에는 주차장 입구 바로 근처에 주차를 했다.
그런데, 차를 빼내는 순간, 주차장 앞의 골목길이 환상적으로 좁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 길은 자동차가 한 대 지나가면, 길 가에 자전거 1대 정도 세울 공간이 있는 매우 좁은 곳이었는데, 지난 번에도 무리없이 통과했으므로 별 어려움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주차장 바로 입구여서, 차를 돌리거나 후진할 공간이 거의 없었다.
결국 앞바퀴만 골목 노면에 놓은 후에, (차체 뒷부분은 주차장 공간) 우회전을 하는데,
차체 왼 편이 바로 앞의 시커먼 벽에 톡하고 닿고 말았다.
별로 심각하지 않겠지...하고 집으로 돌아와 살펴봤는데....
월요일 것보다 더 심각하다.

여러 차례 위기 순간을 겪어서, 여러 종류의 경우에 대해 주의하게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그 골목 역시 예전의 경험을 근거로 '안심'했던 것이 문제였다.
그리고 '내' 차의 길이와 폭을 확실하게 몸에 익히지 못했다는 점이 문제다.

오늘 새벽에...꿈을 꿨는데.
완전히 망가지고 우그러진 차가....나왔다.
도로변에 비상등 켜고 잠시 갓길 주차를 했는데, 어딘가 급하게 들어갔다가 돌아와보니,
휴지를 구겨놓은 것 같은 모양으로 망가져 있는 꿈이었다. (나 참, 뭐 이런 꿈을..)

엄청 불길하다.

그런데, 오늘...또 차를 몰고 나왔다.
이럴 수록 토쿄에서의 운전에 더 익숙해져야 한다는 자기 최면을 걸면서..........
절대 안심하지 않고, 조심 또 조심.